2022년도 임상심리사 합격률은 필기 합격률 77.3%, 실기 합격률 30.2%이었다.
필기시험을 접수한 7,757명 중 4,644명이 합격했고, 실기시험은 필기시험을 합격한 9,052명이 접수해서 2,054명이 최종 합격을 했다. 내가 바로 그중에 한 명이다.
2021년도 하반기부터 임상심리사 시험 자격을 위해 수련을 시작했고 1년 과정이 끝나는 7월 필기시험을 보러 갔다. 필기시험은 CBT(Computer-Based Testing) 방식으로 진행되는 객관식 시험이다. 과목은 1. 심리학개론 2. 이상심리학 3. 심리검사 4. 임상심리학 5. 심리상담, 총 5과목이고 과목당 20문항, 시간은 30분씩 주어진다. 과목당 40점 이상,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필기시험 준비는 내일배움카드로 신청한 온라인과정이었다. 대학원 공부에 수련까지 받고 있었어서 필기시험 준비는 온라인방식이 매우 도움이 되었다. 5과목의 이론을 배우고 중간, 기말 시험에서 80점 이상을 받으면 저렴한 자기 부담금으로 전체 범위를 훑어볼 수 있다. 5과목의 이론서와 필기, 실기 예상문제집도 무료로 받았다.
필기시험은 CBT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시험종료 버튼을 누르는 동시 각 과목의 점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기출문제를 풀었을 때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 거의 만점에 가까운 만족할만한 점수를 보며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실기시험은 다들 여러번 응시해서 합격한다고 들었기 때문에 필기합격 유효기간인 2년을 획득했으니 우선은 한숨 돌리면서 준비할 생각이었다. 다른 것보다 필기 합격을 충분히 즐기고 싶었다. 나와는 다르게 20대 젊은 친구들과 한 교실에서 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더 많이 보상받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일주일정도 기쁨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실기시험 준비에 대한 여유가 살짝 생겼다. 실기시험은 임상실무에 대해서 3시간 동안 필답형으로 진행된다. 직접 손으로 다 써야 한다. 필기를 타이핑으로 바꾸고 나서 손글씨에 자신이 없었고, 3시간 동안이나 써야 할 내용과 내 눈과 머리와 손의 협응능력이 과연 얼마나 잘 이루어질지도 고민되었다.
실기시험까지는 3개월이 채 안 남았다. 카페 글이나 유튜브 채널을 보면 본인은 '잘 본 것 같은데 떨어졌어요' 하며 본인도 어디에서 점수가 깎였는지 모르겠다는 내용들이 많았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더욱이 실기시험은 정답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답안작성은 모두 본인 책임이다. 갈수록 태산이었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았고 필기시험 준비를 철저히 하면서 이론을 많이 익혔기에 이론서도 패스하고, 동영상 강의도 패스하고, 실전준비 요약서만 한 권 구입했다. 750페이지 분량이었다. 앞에서부터 한 장씩 읽고 또 읽고 키워드에 하이라이트 선을 그으며 나를 이해시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름과 용어조차 낯선 문장들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었다. 좌절을 경험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며칠간 책을 덮어놓고 다른 공부방법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암기왕, 속독법 같은 채널들을 보면서 암기방법을 미치도록 익히고 싶었다. 낯선 용어들을 친숙하게 외우는 것 정도의 도움을 받았다. 그리고 나만의 방식대로 실전준비 요약서를 워드로 다시 정리했다. 중요한 키워드를 모두 살리고 어미는 친숙하게 바꾸거나 앞 문장에서 힌트를 얻어 이어갈 수 있게 정리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냥 다 외우기로 했다. 하루 분량은 정하지 않았지만 공부 방식은 꾸준히 지켰다. 이전에 외웠던 것을 다시 복습하면서 단기기억에서 장기기억으로 저장하고, 인출하는 키워드를 익히는 방식이었다. 다 외우면 또 새로운 문제를 같은 방식으로 외워서 실기시험을 준비했다.
시험 전 일주일이 가장 중요하다.
아는 내용들이 뒤섞이지 않게, 간단한 내용은 새로운 내용도 같이 암기하기. 그리고 편안하게 잘 자기!
시험당일 마음은 편안했다. 아는 내용만 잘 쓰고 나오자고 생각했다. 첫 실기시험에서 나의 목표는 40%였고, 운이 좋으면 50%까지는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커다란 시험지로 된 문제지는 너무 오랜만이었다. 이름을 쓰고 1번 문제를 보는 순간 너무 놀랬다. 예상했던 문제가 시험지에 그대로 나와있었다. 마치 나를 반기는 듯했다. 그리고 차분하게 시험지 아래쪽에 구분된 공간에 키워드를 써가며 최대한 중요한 단어들을 놓치지 않고 공부한 내용들을 차분하게 써 내려갔다. 머릿속에서 모범답안을 보는 것처럼 명확하게 답을 작성했다. 물론 백번 읽어도 모르는 문제들도 3개 있었고, 문제를 변형해서 답이 엄청 헷갈리는 문제도 있었다. 중요한 건, 내가 아는 내용에서 점수를 잃지 않는 것이었고, 잘 작성한 답이 60점을 넘으면 합격이라는 것이다.
시험지를 제출하고 나오면서 '잘하면 합격도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표인 40%는 넘겼다는 생각과 실기시험 준비에 낙심되었던 마음에 희망이 생긴 것만으로도 첫 실기시험에서 얻은 성과라고 생각했다.
시험을 마치고 그 주에 남편이 업무상 출장 중인 덴마크로 떠났고, 시험결과는 합격이었다.
쿠시보라~ '문 닫고 들어오게나..' ㅎㅎ
실기준비하며 공부했던 딱 한권의 책이었고, 답안이 다른 교재에 비해서 명료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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